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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避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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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4 작성일: 22-0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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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피서(避暑)
일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여 심한 더위를 느끼게 되면 사람들은 식욕이 떨어지며 기력이 쇠약해져 질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여 덥지 않게 지내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오랜 경험을 통해 더위를 피하는 지혜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는 근처 계곡이나 시내로 야유를 떠나거나 부채나 죽부인을 사용하고 약수나 보양식을 먹는 등이 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피서를 즐겼다는 증거를 삼국시대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남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각석에는 이 곳으로 피서를 왔던 신라인들의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신라시대 사람들이 여름철에 서늘한 곳을 찾아 피서를 하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고려 충렬왕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수도인 개경(개성)을 떠나 상대적으로 서늘한 서경(평양)으로 피서를 갈 것을 계획하기도 하였습니다. 고려는 관리들에게 삼복에 3일의 휴가를 주었고, 이 기간에는 공사를 금하여 여름에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했습니다. 또한 신하의 직급에 따라 얼음을 나누어주기도 했습니다.
조선 역시 고려와 마찬가지로 임금도 피서를 가고, 신하들에게도 얼음을 나누어주는 법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1396년 5월 태조가 여주 신륵사로 피서를 떠난 기록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 대다수 임금들은 피서를 위해 수도인 한양을 떠나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한양 내에 있는 여러 궁궐의 건물을 옮겨 다니며 피서를 즐겼습니다.
피서의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는데, 특히 20세기 이후에는 새로운 피서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해수욕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은 해수욕을 즐기지 않았었습니다. 해수욕은 18세기 유럽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는 1913년 일본인들에 의해 부산 송도해수욕장이 개설되기 시작해, 인천 월미도, 원산 송도원 등에 연이어 개장하면서 차츰 새로운 피서법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선풍기, 에어컨의 보급으로 부채의 사용이 크게 줄었으며, 정자에 모여 시를 읊고 술을 마시는 풍속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거의 사라졌습니다. 또한 약수나 제호탕 등의 음료 대신에 상점 냉장고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청량음료로 더위를 식히게 되었습니다.
또 거주지 인근의 산이나 냇가에서 피서를 즐기던 것에서, 유명 피서지나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거나 대규모 시설을 갖춘 물놀이 공원에서 피서를 즐기는 등의 새로운 피서 풍습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피서를 즐기는 구체적인 방식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에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갖게 하는 피서 풍습은 오랜 시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 여름이 가기 전 막바지 피서를 즐겨보심은 어떨까요?
*이 글은 김용만 외 3인의 <한국의 생활사>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의 ‘피서’ 항목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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